# 난 엄마의 손뜨게가 싫다
정가네 딸부잣집.
그래 우리집을 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다.
우리 엄마가 잠깐 식당을 하셨을때도 그 간판에는 정가네 딸부잣집이 자리잡았다.
딸 여섯을 키우기에 울 아빠의 돈벌이가 넉넉치 않았기에
울 엄마는 내가 아주 어려서부터 손뜨게로 부업을 하셨다.
꽈배기, 꽃, 방울 등이 달린 조끼, 가디건, 코트 등등이 엄마 손을 거치면 신기하게도 뚝딱 완성되었다.
엄마에게도 나름 컬렉션이 있었던것 같다.
장미가 수놓아진 꽃분홍의 앙고라 스웨터를 동네 아줌마마다 하나씩 소장했을 때도 있었고,
보스턴백 스타일의 손뜨게 가방이 한 시즌을 휩쓴적도 있었다.
그 놀라운 손재주가 자랑이 되고 박수받을 법도 한데,
넉넉한 여염집 귀수의 아주 고상한 취미가 될 법도 한데
알파벳도 잘 모르시는 엄마가 영어 도면을 보면서 척척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도
또 나름 창작이라고 이것저것 만들어 내는 깜찍한 모습도
왜 엄마의 손뜨게는 아빠의 부족한 돈벌이와 맞닿아 있는지......
아프다.
그래서 싫다.
작년 추석..
자투리 실로 짜셨다는 덧버선.
거실을 맨발로 다니지 말고 덧버선을 신고 다니라며 딸들에게 하나씩 꺼내주신 덧버선.
딸들끼리 까르륵 거리며 사진을 남겼지만, 내겐 가끔 엄마의 그 잘난 재주가 아프다.




